학원제가 내일로 다가온, 토요일…… 나에겐 원하던 동생이 생겼지만, 머리에 떠오르는 건 시마코였다. 유미가 내 안에서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걸로 시마코의 존재를 가볍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아니니까…… 시마코에 대한 걸 신경쓰며 걷고 있는데, 마리아상 앞에서 나란히 기도를 드리고 있는 두 명의 모습이 보였다. 「……에?」 기도를 끝내고「가볼까」라고 말을 건 사치코에게 조금 부끄러운 듯「네, 언니」하고 기쁜 듯이 대답했다. 왠지 기쁜 듯 나란히 교정으로 걸어갔다. 눈 앞에 일어난 현실이 무엇이었는지, 이해하는 데에 약간의 시간이 걸려버렸다. 하지만, 그렇구나……시마코들 쪽도 잘 된 거구나, 만약, 내 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좋은 기분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마코의 일이 잘 풀린 것을 솔직하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일 자체도 기뻤다. 「「「로사 기간티아 평안하세요」」」 「평안하렴」 말을 걸어온 세 명에게 기분 좋게 대답했다……다시, 일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어제, 기껏 로사 기간티아…사토 세이님과,『언니』『유미』라고 부르는 사이가 되었는데, 머~~멍, 할 정도의 분위기로 등교해버렸다. 시마코양에 대한 일을 또 잊고 있었다. 정말 똑같은 일을 또 반복하다니……나라는 애는 학습능력이라는 게 없는 걸까? 하지만, 그 일 덕분에, 언니와 진심으로 마음이 통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니까, 꼭 나쁜 일만 있던 건 아니지 않을까, 리리안을 대표하는 장미님 중 한사람으로써는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도 같지만, 나에게 있어선 두말할 것도 없이 멋진 언니. 그렇게까지나 나를 생각해주고 계셨다니…… 그렇다곤 해도, 어제 언니에게 많은 얘기를 들었긴 하지만, 결국 시마코양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만약, 그대로 이 리리안을 떠나서……떠나버렸다면, 죄가 없었다고 해도 일단 이유를 만들어버린 책임은 있다고 생각하고, 애시당초, 난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다면 그걸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 「……어래?」 정신을 차리니 다른 사람들이 약간 떨어진 곳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 설마 이 많은 사람 앞에서 백면상을!!? 너무 창피해서 얼굴이 홍당무가 되었다. 그대로 교실로 달려 들어가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시마코양의 모습이 보였다. 「시마코양!」 「……어머? 유미양, 평안하세요」 「펴, 평안하세요」 시마코양의 상태는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싱긋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을 하긴 했지만,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평소의 시마코양이 아니었다. 기쁨이 얼굴에 나와있는 듯한……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고 내 자리에 앉고서 생각해보았다. 그래,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어제 뒤쫒아갔던 사치코님과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거구나. 시마코양에게「잘됐다. 축하해」라고 마음 속으로 말했다. 드디어 마지막 연극연습, 오늘은 한명을 빼고 엑스트라로 나와주는 사람들도 모이게 했다. 지금은 카시와기씨가 오기 전에 가볍게 우리들끼리 자체 연습하고 있었지만, 나는 혼자 떨어져서 무대끝에서 벽에 몸을 기대어서서 모두의 모습……세이들과 사치코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 사치코에게서 전화가 왔었기 때문에, 여기는 잘 해결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세이쪽도 잘 해결된 모양이다. 즉 세 개의 짐 중 두 개를 덜었다는 얘기다. 나머지 하나는, 다른 두 개가 잘 해결된 이상, 무난하게 끝날 확률이 높아졌다. 네 명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방관자』가 조금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옆으로 다가왔다. 내가 있었다면, 이것보다 좋게 끝났을지 어떨지……적어도 겉모습은 좋게 되었겠지. 하지만, 마음속까지 이렇게 좋게 되지는 않았을 게 틀림없다. 모두 좋은 형태로 자기들끼리 끝내버렸다……결국 이번에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가지,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대답해주겠어?」 「소인따위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대답하겠사와요, 여왕님」 「유미쨩이어서 다행이야. 그 말은 어디까지 바라보고 한 말이었던 거야?」 「글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 아닐까?……세이한테도 사치코한테도 좋은 동생이 생겼다. 그것만이 확실한 일이니까」 얼버무렸지만, 마지막에 진지한 목소리로 한 말은 그 말대로였다. (……그렇다고 해도, 저 세이의 얼굴……정말로 기뻐보여) 「왜그래？」 「아니……그냥, 쟤한텐 못당하겠다고 생각해서」 세이의 마음은 나로썬 풀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래. 상대해줄까?」 「아니, 됐어」 에리코에게 그렇게 말하고 벽에서 떨어졌다. 「자, 모두들. 왕자님이 오시기 전에 일단 댄스 연습을 해두자」 연극 연습이 휴식으로 들어가 벽에 기대어 쉬고 있는데 사치코가 다가왔다. 「유미쨩과의 일 축하드립니다」 「고마워, 사치코도 시마코랑 잘 된 모양이네」 「고맙습니다」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시마코는 줄곧 로사 기간티아를 바라보고 있어서 상당히 불안했었습니다」 「그래, 겉과 속이 따로 놀았던 거니까 나도 알아」 조금 쓴웃음을 지으며 한 고백에,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 나도, 아니, 나야말로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불씨를 지피고 있었으니까, 그 시마코에게 시선을 가져가니, 유미쨩과 같이 요코와 무슨 즐거운 얘기를 하고 있었다.「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만 대답해주시겠습니까?」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로사 기간티아는 시마코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죠?」 시마코말이지…… 「그렇군. 지금도 특별한 존재라는 것엔 변함없어. 하지만, 시마코를 동생으로 삼을 수 없었기 때문에, 유미같은 동생을 가질 수 있었지. 그러니까, 그것도 그 나름대로 좋다……고나 할까」 「그렇습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유미에게 시선을 가져간 사치코……사치코에게 있어서 유미는 어느 정도의 존재일지 약간 신경이 쓰였다. 「저기, 사치코」 「뭐죠?」 「시마코와, 유미쨩 어느 쪽이 좋아?」 두 사람을 저울에 재게 하는 약간 심술궂은 질문이었지만「물론, 시마코예요」라는 즉답이 돌아왔다. 「지금 두 사람은 1개월전과는 다르니까요」 「그것도 그러네. 물론 우리들도지」 「예」 둘이서 웃고 있으니, 신경이 쓰였는지 세사람이 이쪽을 바라봐왔다. 「그럼, 사치코도 힘내」 「네」 작게 사치코에게 말하고, 가볍게 손을 흔들며 내 쪽에서 세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반 전시의 접수를 하고 있는데, 언니가 다가왔다. 「아, 언니」 「잠깐 방해 좀 할게. 유미는 언제까지야?」 「아, 예, 전 이제 다 끝났어요. 조금 있으면 교대하는 사람이 올 것 같으니까」 「그래, 그럼 그때까지 구경이나 하고 있을까나」 「아, 안내해드릴게요」 같이 교실 대기를 하고 있던 카츠라양이 로사 기간티아를 안내하러 갔다. 우리 반의 전시『십자가의 길』은 상당히 훌륭하게 완성되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거의 도운 게 없었다. 그래서, 다같이 만들어냈다는 달성감은 맛볼 수 없었다. 그 대신, 오후 우리들의 연극에서 그 달성감을 맛보고 싶다. 「유미양, 늦어서 미안해」 시계를 보니 3분 지각해서, 교대하는 사람이 왔다. 「아니야. 열심히 해」 교대작업을 재빨리 끝마치고 언니가 있는 곳으로 갔다. 「언니, 기다리셨죠」 「수고했어. 그럼 가볼까」 「네」 교실을 나온 후 몇 군데 같이 둘러보고서, 사진부가 전시를 해놓았다는 교실에도 가보기로 했다. 딱 마침 그 교실에 있던 츠타코양에게 한마디 말하고서, 전시되어 있는 사진을 둘러보았다. 입학식, 마리아제, 체육제, 수학여행같은 행사나 일상의 사진이라고 할만한, 학원생활에 관한 사진이 진열되어 있었다. 학원의 행사라서, 언니들 산백합회 멤버의 사진이 꽤 많았다. 물론 이 안에는 내가 찍혀있진 않았지만, 한편 도중부터 시마코양의 모습도 보이게 되었다. 그나저나, 이 학원제부터는 내가 로사 기간티아 앙 뷔통으로 가세하는 건가, 「이쪽에 유미 사진이 있어」 언니가 말한 대로, 행사가 아닌 일상 사진 쪽에, 몇장정도 내가 찍힌 사진이 있었다. 얼굴이 빨개질 만큼 부끄러운 사진이 아닌, 제대로 된 사진. 역시나 나 혼자만 있는 사진은 아니었지만, 모두들 정말 생기가 넘쳤다. (정말 츠타코양은 대단하구나) 그런 사진이 여러 점 있는 한편에, 좋은 사진이라는 의미로 풍경사진이나 그 밖에 수점……재밌다는 의미인지, 심령사진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와 사치코님의『가르침』은, 이쪽 커다란 패널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게, 계기가 됐던 사진이구나」 「네」 「계기가, 사치코와 였다는 게 유미다운 점이긴 하지만, 이게, 나와 널 연결시켜줬다고 한다면, 나에게 있어서도 특별한 사진이랄까」 그건 물론 나도 마찬가지. 그런 특별한 마음이 창피함보다 더 컸기 때문에, 이렇게 똑바고 이 사진을 바라볼 수 있었다. 「카메라쨩도 고마워」 옆에 있던 츠타코양에게 말을 걸었다. 「아뇨, 전혀 그러실 것 없어요, 그것보다, 아까 찍은 사진에 관해선데요」 ……츠타코양, 역시 당신은 책사입니다. 「그럼, 슬슬 가볼까」 츠타코양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긴 했지만 계속 그 상태로 있을 수도 없는 노릇, 전시실을 나와 우리들은 연극 준비를 하기 위해 향했다. 「아, 그런데요, 언니」 「응?」 문득 한가지 의문이 떠올라 물어보았다. 「항상 카메라쨩이라고 부르고 계신데요……본명 알고 계세요?」 「다케시마 츠타코잖아? 봐봐, 여기 써있지」 「……헤?」 아까 받은 팜플렛을 한손에 들고 그런 대답을 했다. 설마, 설마……댁은, 그렇게나 만났는데도 이름을 기억 못한 겁니까!! 「유~미~얼른 와~」 「아, 기, 기다려 주세요!」 ……새삼 언니의 얼빠진 구석을 재확인해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후쿠자와 유키씨를 데려왔습니다」 발명부와 수예부가 만든 의상을 가지고, 다같이 약간 얘기를 하고 있는데, 내 동생이 양어깨를 꽉 붙잡힌 채 연행되어왔다. 전에 조금 말해 둔 것도 있어서, 무슨 일인지 알고는 있는 모양으로 굉장히 어두운 공기를 내뿜고 있었다. 「수고했어」 「유키치?」 유키치? 「로사 키넨시스……이거야, 저 애한테도 예정외 참가로 무언가 시키려는 거야?」 「그래, 재밌겠지」 「그렇군요. 그럼, 어떤 역을?」 「무도회에 초대받은 이웃나라의 공주님이예요. 봐요, 그걸 위한 의상도」 「과연. 그럼, 옷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자, 유키치 가자」 유키를 카시와기씨가 쓰고 있던 탈의실로 끌고갔다. 나에게 애원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왔지만, 그건 한순간의 일로 다시 어두운 표정이 되어 한숨과 함께 문 저편으로 사라졌다. 미안. 나도 보고 싶어. 조금 기다리자 공주님 의상을 입은 유키가 나왔다. 너무나 어울렸지만, 의상의 화려함과는 반대로 표정은 너무나 암울했다. 「역시 좋구나」 「설마, 유미쨩의 동생이었다니. 이렇게 놓고 보니 딱 알겠네」 똑 닮은 남매라는 말은 자주 듣고있고,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어울렸다, 설마 이렇게까지 어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도, 미스선이라니, 하나데라에는 유키보다도 더 엄청난 남자가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구체적으로 뭘 하면 되는거죠?」 할 마음이 들었다기 보단, 이젠 포기했으니 맘대로 하라는 느낌이었다. 「설명해줄게」 한편 의욕만땅인 로사 페티다가 유키에게 설명을 해주고, 로사 키넨시스가 유키에게 화장을 발라주었다. 그럼, 유키를 데려다놓고 즐기는 건 좋았지만, 이제 곧 개막이었다. 「언니, 이상한 점 없어요?」 아까도 점검받았지만, 엑스트라들의 의상 체크를 하고 있던 언니에게 또 한번 점검을 부탁했다. 「음~~~……괜찮아 완벽해」 「고맙습니다」 「이제 곧 개막입니다」 레이님이 시간을 알려주셨다. 「좋아, 그럼 가자」 「네」 드디어, 우리들의 막이 올라갔다…… 이것도 저것도, 불 속으로 던져버렸다. 오늘 하루를 위해 만들어 사용한 것들이 차례차례 밝은 빛을 내며 타들어갔다. 「이것도」 수 십번, 수 백번이나 읽어내렸던 연극 대본을 불 속에 던져버리자, 곧 불이 붙어 타기 시작했다. 이 몇 주간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이나 하루하루가 밀도 있었다. 똑같이 옆에서 대본을 불 속으로 던진 나의 언니. 난 언니라는 존재를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런 나에게도 언니가 생겼다. 그것도, 이렇게 멋진 언니가…… 우리들이 불 속에 던진 것은 전부 타 없어지고, 추억만이 남았다…… 나에게 있어서 이 학원제는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되었지만, 언니에게 있어선 더욱 커다란 것일런지도 몰랐다. 시마코양이 언니에게 준 메시지「지금까지 신세많이 졌습니다. 제가 없어도 행복하세요」신데렐라가 계모에게 준 메시지치곤 묘했다. 비꼬는 말로까지 들린 애드립이었다. 설마 그런 걸 해버릴 줄은 생각도 못했었으니까, 난 엄청 당황해버렸지만, 언니는 싱긋 미소로 답했다. 그랬기 때문에, 조금만 더 있었으면 뭐라고 외칠 뻔 했다. 결국 대단원의 막을 내릴 수 있었으니 다행이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그래도, 연극은 그랬지만, 언니와 시마코양 간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었다. 너무나 개운한 표정을 그대로 얼굴에 내비쳤다. 우리들이 만난 건 딱 이 문제가 일어났을 때였기 때문에, 이렇게 개운한 표정을 짓는 것도 물론 처음이었다. 「언니, 잘 됐네요」 연극 후엔 허둥지둥 바빠서 말할 수 없었으니까, 지금 다시금 축하의 말을 말했다. 「고마워, 모두 유미덕분이야. 아, 그렇지」 무언가 생각난 듯한 언니. 「전부 다 잘해줬으니까, 이거, 목에 걸어도 되지?」 이거, 라는 것은 내 손목에 걸려있는 로자리오를 말하는 것이었다. 「아뇨, 이대로가 좋아요」 지금 손목에 걸려있는 것을 목에 거는 것은, 지금까지의 관계를 부정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건 싫으니까, 그렇게 대답했다. 「그래,」 짧게 미소지으며 그렇게 대답해주셨다. 틀림없이 언니도 나와 같은 마음, 단지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이었겠지. 「그럼 돌아가자」 「네」 아코디언, 피아니카, 하모니카가 연주하는 그리운 곡『마리아님의 마음』을 BGM으로 우리 둘은 같이 길을 걸었다. 달과, 마리아님만이 두 사람을 보고 계셨다. 후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