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사치코가 시마코를 쫒아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뭐 하는 거야? 나도 쫒아가야……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면, 모든 걸 알아버렸으니까…… 쫒아가지 못한 나는,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해도 하나하나의 동작이 딱딱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마코가 울고 있었다……난 처음봤다. 아니, 나뿐만이 아니다. 시마코의 눈물을 본 적이 있는 사람따윈, 이 리리안에는 아예 없지 않을까? 언제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몸을 가볍게 한 채로 있었다. 연결고리를 가지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그랬는데 결국엔 울려버렸다. 시마코를 울려버린 방아쇠를 당긴 것은 내가 아니었지만, 장전까진 전부 내가……아니, 방아쇠를 당긴 것도 나다. 「로사 기간티아……」 유미쨩이 걱정되는 듯이 말을 걸어온 것을 알아챘다. 시마코의 일을 좀 더 제대로 생각해봤을 때, 이렇게 될 것은 알고 있었다……적어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결국 이 애를 골라버렸다. 「나,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질렀어. 미안해. 미안해……」 용서해달라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나는 이제 사죄하는 일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 어째서 저에게 사과하시는 거죠?」 그렇지……유미쨩에겐 알려주지 않았었지. 아니, 그것만이 아니다. 나는 유미쨩에게 알려주지 않은 일이 아직 남아 있다. 그 때, 로자리오를 주었을 때에, 시오리나 시마코에 대해 얘기했다. 하지만, 내 잔인한 부분은 얘기하지 않았다. 그게 그대로 모두에게 이어지는 것이다. 전부 얘기하지 않으면, 전부 드러내지 않으면, 「긴 얘기, 들어줄래?」 중얼거리듯이 내뱉는 로사 기간티아……그게 어떤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물론 고개를 끄덕였다. 로사 기간티아는 일단 천천히 천정을 바라본 뒤, 고백을 시작했다. 「나는 시마코를 특별한 존재인 채로 내버려두고 싶었고, 시마코도 그걸 바란다고만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렇지 않았지. 시마코는 내가 잡아주길 바라고 있었어. 자신이 확실하게 있을 수 있는 안식처를 바라고 있었어. 그런데 나는 그러려고 하지 않았지…… 하지만, 시마코는 언제라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몸을 가볍게 하고 있으려고 했으니까, 사치코의 요청을 한번은 거절했어. 나는 눈치채지 못했었지만, 사치코는 시마코가 지금 있을 곳이 없어진다면 정말로 빠져나가 버릴 거라는 사실을 알아챈거야. 그렇기 때문에, 그 사치코가 두 번이나 요청을 한 거였는데……」 너무나 후회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 시마코양이, 그렇게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사실이겠지. 「유미쨩이 장미의 저택에 로자리오를 돌려주러 왔을 때, 유미쨩에게 로자리오를 건네줘버리는 것을 시마코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어. 훌륭한 두명의 언니가 있는 홍장미 패밀리에 들어갔으니, 이제 나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니까 그대로 행동이 폭주한거야. 요코에게 그런 말을 들었는데도 말이지……그렇다면, 이렇게 해버릴까? 하는 기분으로 말을 꺼낸 것이, 그 동생체험」 로사 기간티아가 그런 말을 꺼낸 것에는, 그런 제대로 된 이유가 있었구나. 아무리, 어쩌다 로자리오를 건네버렸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나 따위에게 말을 걸어볼 리가 없지. 그렇기 때문에, 그 때 눈물이 나와버렸었고. 결과적으로 동생체험을 해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로사 기간티아의 동생이 된 거지만, 처음엔 정말로…… 「……에, 거꾸로 원망도 했지」 아아! 멍하게 생각하고 있으면 안돼. 어떤 얘기라도 제대로 똑바로 들어야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잡으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이 나쁘다는 건 알고 있었어도, 결국 받아버린 시마코에게 화가 났어. 조금만 더 기다렸으면 내걸 받을 수 있었을 텐데……그런데 어째서 정말로 받고 싶어하던 내가 아니라, 사치코의 로자리오를 받아 버린건가 하고 말야」 그 현장을 봐버렸을 정도로, 정말로 아주 잠깐의 차이였다. 그것만으로, 분하셨던 거겠지. 포기할 수 없었던 거겠지…… 「그러니까, 시마코 앞에서 유미쨩을 안거나, 언니라고 불러보라고 시키기도 했어. 아주 잠깐만 받는 걸 기다리고 있었으면, 시마코가 이렇게 되었겠지? 어때? 분하지? 사치코의 로자리오를 안 받았으면 좋을 뻔했지? 일부러 이런 짓을 하는 내가 밉지? 그렇게 말야」 「……그런 이유도 계셨던 거군요」 그 때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이 로사 기간티아의 고백으로 하나하나 파헤쳐져 갔다. 지금, 떠올리며 생각해봐도 역시나 이상하게 생각되었지만, 그런 이유가 있었다면 이해가 갔다. 모든 것은 시마코양을 향한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래. 그래서, 유미쨩에게 잔인한 일을 해버렸다고 생각해서 로자리오를 돌려받으려고 했었지. 「하지만, 에리코에게도 애매한 관계만 계속한 채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고, 시마코에게 줄 수 없을 바에야, 이런 유미쨩에게라면 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던거야」 내 손목에 걸려져있는 로자리오를 내가 받았던, 로사 기간티아의 동생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그래서, 일단 하나는 구별지을 수 있었고, 3번째 실패는 하지 않고 끝났달까? 그렇게 생각했지만……두번째 실패. 시마코와의 구별을 전혀 짓지 못했어」 「시마코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시마코 입장에서 본다면, 유미쨩에게 나를 빼앗긴 꼴이 되는데도 말이지」 확실히 그렇다. 다음 날, 아침 교실에서 본 시마코양의 놀라서 아연해하던 얼굴……그 표정을 봤을 때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에는, 별로 아무 일도 없었고…… 「시마코는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그건, 시마코가 결국 사치코에게 로자리오를 받아버린 자신도 나쁘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런가, 그런 속 사정이 있었구나. 그렇기 때문에 별로 아무 일도 없었던 건가, 「그렇기 때문에, 꽤 좋은 분위기가 되긴 했지만, 이번엔 유미쨩과 사치코의 사이가 좋아져버린거야. 물론 시마코자신도 그렇긴 하지만, 그건 깊은 연결고리가 아니라는 걸 자각한거지……어쩌면, 내가 유미쨩을 고른 것과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 비슷한 부분? 그건 무슨 의미일까? 로사 기간티아가 나를 고른 것은, 전부 시마코양을 향한 메시지였다. 그렇다는 말은, 시마코양이 사치코님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던 것은, 로사 기간티아를 향한 메시지? 「내 동생이 되긴했지만 사치코의 팬인 유미쨩과, 내 동생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사치코의 동생이 되어버린 시마코……어느 쪽이랑 같이 있는 쪽이 사치코에게 즐거울까, 기쁠까? 그런 건 사치코밖에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시마코에겐 유미쨩과 같이 있는 쪽이 즐거운 듯 보인거야. 그렇게 생각한거야. 그렇기 때문에, 아까 얘기는 괴로웠겠지……」 시마코양과의 비교는 하지 않았지만, 내가 동생이었다면, 이라는 얘기를 사치코님이 스스로 말씀해버리신 것이다.…… 「그건, 설마……」 「시마코 입장에서 본다면 나는 이미 유미쨩에게 빼앗긴 거야. 그리고, 그런 일을 생각하고 있었긴 하지만 사치코는 분명히 특별한 존재.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사치코도 유미쨩에게 빼앗겨버릴 지도 모른다고, 그런 식으로」 「그럴리가! ! 」 로사 기간티아의 말 도중에 소리를 질러버렸다. 틀렸다……시마코양의 메시지는, 나를 향한 것이기도 했던 것이다. 아니, 그쪽 의미가 컸던 것일지도 모른다. 두렵다……자신이 저질러버린 죄가 두렵다. 그 때와는 다르다. 로사 기간티아 때는, 로사 페티다도 말하고 계셨듯이, 시마코양의 행동이 먼저였다. 하지만, 사치코님의 경우는 다르다. 시마코양에게 있어서 특별한 존재는 한정되어 있다. 로사 기간티아를 내가 빼앗은 형태가 되어버렸는데, 남겨진 사치코님마저도 내가 빼앗은 형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확실히 나와 사치코님 사이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마코양에게 있어선 있는거나 마찬가지……그래, 그 사진을 시마코양이 보았을 때, 츠타코양의 편치 않은 모습은 그것때문이었다. 시마코양에게 있어선 사실이야 어떻든 마찬가지인 것이다. 시마코양이 겨우 손에 넣은 안식처. 그것을 빼앗아 버린 것이다…… 「저, 저는, 마, 말도 안되는 짓을……」 안식처를 잃는다면, 시마코양은 떠나버린다……그렇게 되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어진다. 어, 어떻게해야, 어떻게해야 되지? 「……에?」 유미쨩이 소리를 질러, 한순간에 분위기가 변했다. 보면볼수록 얼굴이 파래져갔다……그런 변화를 보고 이 얘기를 해버린 걸 맹렬하게 후회했다. （큰일났다! ! ） 시마코의 얘기는 하더라도 달리 돌려 말했어야 했다. 상냥한 이 아이가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이미 알고 있었던 일 아닌가……바들바들 미세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안돼, 점점 잔혹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전, 시마코양의」 「그런 거 아니야! 」 어깨를 안고 눈물을 흘리며 지금이라도 주저 앉아버릴 것 같은 유미쨩을 강하게 강하게 끌어안았다. 주저앉지 않도록 내가 그걸 잡을 수 있도록, 유미쨩은 그 무엇도 잘못하지 않았다. 나쁜 건 전부 나. 나약하고, 어리석은 것도 나다. 나는 그런 자신을 책망해주길 바랬던 것이었다……그러나, 또 상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만한 일이었는데, 또 저지른 것이다……이렇게나 멍청할 수가. 「유미쨩은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내가 그런 짓을 해버린거니까……」 「잘못한 게 없을 리가 없잖아요! 소중한 사람을! 안식처를 빼앗아버렸는 걸요!」 「그렇지 않아, 유미쨩은……」 말을 잇지 못했다. 더 이상 유미쨩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으니까. 눈이 나에게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마음 속에서 자신을 계속 책망하고 있다…… 마음을 닫아버리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눈이, 눈이 빛을 잃고 있다! 「세번째 실패」……그런 단어가 뇌 속을 스쳐지나갔다. 만약, 이대로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이 아이는 분명 파멸해버린다. 절대로 그렇게 내버려두면 안 된다! 「나만 없었다면…! 」 그 말은 마지막까지 입에 담아선 안돼! 절대 말해선 안돼! 「아니야! ! !」 내 마음속에서부터 나온 외침은 그녀의 마음의 문을 조금이라도 열어, 열쇠를 걸어 잠구는 걸 막을 수 있을 정도는 되었던 모양이다. 아까와는 달리, 확실하게 내 모습을 그 눈으로 비추고 있었다. 그만한 일을 저지른 나는 추락할 곳까지 추락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다르다. 이 아이까지 추락하는 것만은 절대 안된다. 절대로 지켜내야 한다! 마음을 조금 열어준 지금 밖에 찬스는 없다. 「아니야……」 천천히 유미쨩의 닫혀있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주려고 말을 해나갔다. 「뭐가, 말예요?」 「유미쨩이 아니라 내가 나빠, 시마코를 울린 건 나야……내가 유미쨩에게 시마코를 울리게 만든 거야」 그렇다. 유미쨩은 아무 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잘못한 것은 나 한명이니까, 자신을 책망하지마…… 어째서 로사 기간티아는, 그런 말씀을 하시는걸까? 내가 시마코양에게서 로사 기간티아, 그리고 사치코님을 빼앗아버렸는데……하지만, 나를 감싸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왜냐면, 로사 기간티아의 얼굴은 진심으로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밖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로사 기간티아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건, 내가 잘못하지 않았을 수가 있을까? 게다가, 시마코양도 분명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마코양이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게 진실 아닐까. 「시마코양도 내가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소중한 걸 빼앗겼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리가 없어요」 그럴텐데……로사 기간티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시마코는 지금, 자신이 나쁘다고 책망하고 있어. 소중한 존재를 만들어버린 자신이 나쁘다고」 시마코양이 자신을……빼앗긴 것이 나쁘다? 빼앗길 만한 것을 만든 게 나쁘다? 나에겐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로사 기간티아는 묘하게 자신있으신 듯 그렇게 말하셨다. 「하지만, 정말 나쁜 건 나뿐이야, 시마코에게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만든 것도 나야. 그렇잖아? 왜냐면, 모든 게 내가 저질러서 생긴 결과니까,」 로사 기간티아가 말해주신 걸 생각해내갔다……확실히 그게 맞는 말일지도 몰랐다. 지금 일은 로사 기간티아의 행동이 계기가 되어 생긴 일이니까, 하지만, 내 죄가 그걸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유미쨩은 한 것 중에 잘못한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단지, 내가, 이런 결과가 되도록 행동을 계속 해왔던 것뿐이야. 게다가, 악의가 있는 행동까지 해버렸었고 말야. 더 이상 뭐라 변명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나쁜 인간이잖아? 유미쨩은 이렇게나 착한 아이니까, 그러니까 나쁘지 않아. ＯＫ?」 뭐지? 얘기한 말은 이해가 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ＯＫ라고 말하지 못했다. 아직, 납득은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지만, 최악의 실패만은 피했다. 유미쨩까지 추락시켜 버리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속죄? 그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 아이를 지키고 싶다. 지켜야 한다. 시마코에게서, 사치코에게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서…… 「조금은 진정됐어?」 「……아, 네」 「뭔가 마실 걸 타다줄게. 뭐가 좋을까……홍차로 괜찮아?」 「아, 네」 분명, 에리코가 집에서 가져왔던 게 있었으니까 그걸 쓰자……유미쨩 분과 내 분, 2인분의 홍차를 준비했다. 로사 기간티아가 준비하고 있는 홍차의 향기가 풍겨왔다. （뭔가, 일이 이상하게 되어버렸어……） 처음엔, 내가 맥없이 힘이 빠져버린 로사 기간티아를 회복시켜 주려고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로사 기간티아가 나를 위로하고 있다. 「……어래?」 「왜 그래? 자, 홍차」 의문의 목소리를 낸 이유는, 결국 로사 기간티아 쪽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나에게 홍차를 건네주는 로사 기간티아는 겉보기엔 평소와 변함이 없었지만, 아까까지 봤었을 땐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처럼 보였었는데…… 「왜 그래? 안 마실거야? 이거, 로사 페티다가 집에서 가져온거야, 맛있다구」 분명 그 홍차는 평소 마시던 것보다 맛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더라도 한번 깨달아버린 이상, 그 일만이 머릿속에 가득차 버렸다. 어째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분위기가 그렇게까지 됐었었는데, 그것이 해결될만한 어떤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는 말은, 해결되었을 리가 없다는 말. 그런데 어째서? 「……응?」 어쩌면, 내가 정말로 난처한 상황에 처해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그걸 우선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던 건가? 아니야. 달라. 그랬다면, 진정했다고 해도, 다시 본제로 돌아가면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을테니까, 그런데도 로사 기간티아의 거동에 그런 기미는 전혀 없었다. 해결할 생각이 없나?……어째서? 로사 기간티아에게 있어서 시마코양은, 그런 가벼운 존재가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었잖아. 「유미쨩 무슨 일 있어?」 확실히 이상했다. 시마코양만의 일이 아니다. 로사 기간티아의 존재 그 자체에 관계된 일일텐데. 「……로사 기간티아,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거죠?」 그렇게 물어봤지만,「무슨이라니 무슨?」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시마코양 때문에 그렇게나, 충격을 받았었으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니, 이상해요」 분명하게 그렇게 말을 했지만, 로사 기간티아는 약간 복잡한 웃음을 지을 뿐 어떠한 대답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 어쩌면 지금은 나를 최우선해주시고 계시는건가? 하지만, 해결도 그 무엇도 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분명 나중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게 틀림없다. 그런 거, 알고 계실텐데……그런데 나를, 나를 아까같은 식으로 대하지 않도록 하고 계셨다. 그런거구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로사 기간티아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정말로 한가지 일에 너무나 빠져들어버리는. 주위가 보이지 않게 되어버리는. 그런 사람. 지금은 얼버무리며 홍차나 마시고 있지만, 저 알아버렸어요. 마음이 나를 향해주신다는 건 굉장히 기쁘지만, 그대로 있다면 분명 로사 기간티아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어버린다. 로사 기간티아가 나를 위해서 불행해진다는 건 싫어. 무책임한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도,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로사 기간티아의 동생이 되어서 굉장히 즐거웠었고 좋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로사 기간티아 자신이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고 계시다. 보호하려고 해주신다. 그런데, 어째서 로사 기간티아가 불행해지면 안되는 것인가. 전에 로사 키넨시스가「감싸주는 게 언니. 동생은 버팀목」그런 식으로 말씀하신 적이 있다……그 말은,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소중한 말이다. 나는 로사 기간티아에게 언니로써 많은 것을 받아왔고, 지금 분명히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내 쪽은 동생다운 일 따윈,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로사 기간티아……이 사토 세이님의 동생으로 있고 싶어. 버팀목이 되고 싶어! 지금이야말로 동생다운 행동을 보여야할 때! 「어, 언니. 저, 저로는 안되는겁니까?」 「……헤?」 처음으로 스스로 말해본「언니」라는 말은 너무나 부끄럽고, 얼굴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따윈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전 이제 괜찮아요. 그러니까, 언니의 얘기를 마지막까지 제대로 들려주세요!」 갑자기 유미쨩의 분위기가 변해버린데다, 나에게 말한 말은 너무나도 의외의 말이었기 때문에, 무심결에 머~엉하게 입을 벌린 채 굳어버렸다. 일단, 꺼져버린 머릿속 퓨즈를 다시 갈아끼우고, 방금 전 말을 리플레이해봤다. 방금 틀림없이 스스로「언니」라고 나를 불렀다. 그리고, 이젠 괜찮으니까 내 얘기를 마지막까지 들려달라고, 「……유미쨩?」 「언니! 저,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버, 버팀목?」 「로사 키넨시스가 동생은 버팀목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저 세이님의 동생으로 있고 싶어요! 그러니까!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요코의 지론……그 말을 들은 유미쨩이 스스로 결정한 일이겠지. 「언니!」 확하고 가까이 다가왔다. 확실히, 또 다른 하나는『감싸주는 건 언니』였었지? 말도 안된다. 나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되는 짓밖에 안하는 인간이고, 실제로 방금 그런 짓을 해버렸다. 「저, 언니 덕분에 다시 일어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이제 괜찮아요! 얘기해주세요!」 「안돼. 말 못해」 만약, 이번에 말하는 건 괜찮다고 해도 말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정말로 괜찮은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니까, 내가 대답을 너무나 딱잘라 말했는지, 유미쨩은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저로는 버팀목이 안되는 겁니까?……세이님의 동생으로 있을 수 없습니까?」 정말로 필사적이라는 게 사무치게 전해져왔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이런 나의 동생이 되려고 하는거야?」 「왜냐면, 동생이 돼서 행복했었으니까요」 싱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행복…이라,） 그런 말을 들어서 싫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내 얼굴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흘러나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더욱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유미쨩의 행복을 이 이상 망가트릴 수 없다.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좋을지도 몰랐지만, 결국 입 다문 채였었으니까, 정신을 차렸을 땐 아까의 미소는 사라지고, 어깨를 늘어트리고 있었다. 「……그런데, 저를 위해서 언니가 불행해지다니, 그런 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것보다도 유미쨩의 입에서 말이 흘러나오는 쪽이, 그리고 내 머리 속에 있던 생각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쪽이 빨랐다. 생각을 읽혀버렸다는 사실은 둘째치고, 그게 의미하는 있는 건 정말로 충격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왜냐면……정말, 나 스스로 유미쨩을 상처입혀버릴 뻔 했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조금만 더 있었으면 3번째 실패를 해버릴 참이었다. 유미쨩 자신이 날 구해주었지만…… 「언니……」 이 아이는 순진해서 마음이 잘 전해져온다. 이런 나를 정말 마음속으로 걱정해주고 있다니 기쁘지 않은가. 유미쨩에겐 말해야한다……하지만, 그 전에 이것만은 말해두지 않으면, 「……하나만 말해둘게. 유미쨩은 아무 것도 잘못한 거 없어. 분명하게 가슴을 당당히 피고 다닐만한 일밖에 하지 않았어. 이건 알았지?」 약간 생각한 뒤 천천히, 하지만 깊게 끄덕였다. 꽤 긴 얘기기도 하고, 천천히 얘기하기 위해서, 또 한잔 따뜻한 홍차를 준비하기로 했다. 아까 타온 것은 아직 남아있었지만, 벌써 식어버렸으니까……다시 타온 걸 한모금 마시고서, 아까, 얘기하지 않고 끊어버린 얘기를 다시 하기로 했다. 나의 너무나 지독한 부분, 잔인한 부분을…… 「……나는 이렇게나 지독한 인간이란 걸 얘기해서, 유미쨩에게 책망받길 바랬어」 마지막 말에, 내가 로사 기간티아에게 벌을! ?이라는 식으로 당황해하고 있다……정말 제멋대로인 생각만 해댔군. 그런 말을 하다니, 전혀 유미쨩의 이미지하곤 안 어울리지 않는가, 「그런 건 전혀 말도 안되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방금 알았어. 나는 자신을 책망했어. 하지만, 유미쨩에게 정말 구원받았지」 아까 유미쨩이 나를 정신차리게 해주지 않았었더라면, 틀림없이 또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질렀을 것이다. 그 덕분에 이렇게 또다시, 그리고 앞으로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었다. 유미쨩이 있으니까…… 나에게 있어선, 단순히 착한 아이인 것만이 아니다. 절대로 떨어트릴 수 없는 소중한 존재. 그러니까 동생으로 삼고 싶었다. 앞으로도 계속 내 동생으로 있어주길 바랬다. 그 때와는 달랐다. 시마코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필요했다. 지금 이렇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뻤다. 「고마워」 살며시 유미를 끌어안았다. 갑작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유미는 눈을 꿈뻑이고 있었지만,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앞으로 계속 내 동생으로 있어줘」 유미는「언니～」라는 왠지 응석부리는 것 같은 목소리를 내며, 내 가슴에서 눈물을 흘렸다. ……나에겐 원하던 동생이 생겼다. 세 번째 실패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걸로 시마코를 향한 마음, 두 번째 실패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아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없앨 수 없었다, 뒤틀려버린 마음의 자취, 상처는 반드시 남는다……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지 위해서라도, 구별을 짓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시마코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변함없이 창밖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다. 후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