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이지만 대만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2012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일본을 가장 싫어한다고 대답한 한국인은 44%이고 2위인 중국(19%)을 압도해서 1위이었다. 같은 해 교류협회 조사에서 일본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 대만인은 41%이고 2위인 중국과 미국(8%)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대만에서 일본시대(1895-1945)는 청나라와 국민당의 탄압 사이에 있던 상대적으로 행복한 시절이라고 여겨져 향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아래의 台灣氫年(Taiwan Youth)전은 氫酸鉀(Qīng Suān Jiă)라는 애니메이터의 개인 화집 전람회이지만 일본시대를 이상화해서 그리고 있다. 만약 이런 기획을 한국에서 실시하면 격앙한 군중이 몰려들어 방화나 파괴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싱가포르의 중국어신문인 연합조보는 “왜 대만인은 일본을 좋아할까?”라는 기사에서 “역사”, ”문화”, ”소양”, ”현실”의 네가지 이유를 들었다. 역사면에서는 일본은 중국보다 빨리 근대화 했기 때문에 일본 통치를 통하여 대만은 중국보다 발전한 기반, 제도, 문화를 가질 수 있었다. 문화면에서는 일식을 비롯해서 게임, 애니, 문학, 전자제품에서AV까지 일본 문물의 인기가 아주 높다. 한편 중국 문물 가운데 대만인이 좋아하고 문화조류를 이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은 중국문물이 모두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대만인의 반감을 사고 있다. 소양면에서는 많은 대만사람들이 일본을 찾아 일본의 쾌적함, 청결함, 문명적인 모습을 실감한다. 동일본대지진 때에 일본인들이 질서를 지키고 이성적으로 행동한 모습은 대만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실면에서는 중국이 대만의 적이 되었기 때문에 일본이 가장 중요한 친구가 되었다. 중국은 대만을 위협하고 압박할 뿐이지만 일본은 재앙시 가장 빠르고 많은 도움을 주는 나라이다. 중국이 공산당 독재국가임에 반해 일본이 민주국가인 것도 대만사람들이 중국보다 일본을 훨씬 선호하는 이유중 하나이다.

 이 가운데 중국과의 양강관계는 한국에 해당되지 않을 요인으로 대만과 한국의 대일감정 차이를 설명한다. 한편 커밍스(Bruce Cumings)가 지적한 요인은 대만이 일본에 병합되기 전에 독립국가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만의 통치자는 네덜란드, 정씨정권, 청나라, 일본, 국민당의 순으로 변천했다. 민주화 이전의 통치자중 가장 평가가 높은 것은 일본이고 이민족이란 것은 문제가 안된다. 한편 조선은 오래 동안 일본보다 훨씬 문명적이고 우월한 민족이라는 소중화사상을 키우고 왔기 때문에 일본시대의 은혜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커밍스가 지적한 또 하나의 사연은 일본시대 대만과 조선의 근대화 양상 차이이다. 일본본국과 조선에서는 농업 쇠락에 의해 토지소유가 대지주에 집중되어 대량의 농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가난한 노동자계급을 형성했다. 한편 대만에서는 농업이 아주 경쟁력이 높고 설탕, 장뇌, 바나나, 파인애플, 대만모자등의 수출로 큰 이익을 얻었다. 그러므로 대만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분화가 완만하고 부의 분배가 오히려 평등화됐다. 이것도 대만인들이 일본시대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